<서대문갑 진보신당 정현정 후보의 답변>
총선 후보님께 드리는 질의서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후보님의 지역구 유권자로서 성소수자(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및 성소수자의 인권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입니다.
국회의원은 의정 활동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특히 국민들의 인권과 기본권이 충분히 보장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우리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뽑는 데 있어 후보님의 인권 의식 및 사회적 다양성 보장에 대한 인식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에 후보님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아래와 같은 질의서를 후보님께 드리는 바입니다. 이 질의서를 검토하신 후 2008년 4월 4일까지 위의 이메일 및 팩스로 답변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역구 주민들과 후보님의 답변을 공유하여 지지 근거로 삼고자 합니다.
후보님의 답변 여부 및 답변 내용은 저희들의 개인 블로그 및 각 정치 관련 인터넷 사이트, 인권 단체들의 홈페이지, 우리 지역구 후보님들의 홈페이지, 각 정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아무쪼록 성실히 답변을 해 주셔서 후보님이 지역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소중하게 여기신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래의 질의서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질의서 내용을 참조하였음을 밝혀 드립니다. 위 ‘무지개 행동’에서도 대중적으로 후보자님의 답변을 공유하여 후보님의 정책을 비교평가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4월 1일
지역 유권자 한영희(서대문구 북아현2동)
연락처(이메일) :
팩스 : 0505-550-5883
우리 지역구 총선 후보자님께 드리는 공개 질의서
1. 후보자님 주변에는 성소수자 있습니까? 있으시다면 그분들이 성소수자라는 사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고 있으십니까? 그리고 성소수자와 관련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누십니까? 만약 없다면, 지인이 후보자님께 커밍아웃(스스로 성소수자임을 알리는 일)을 하게 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건네게 될 것 같습니까?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일을 하거나 어울립니다. 인간이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진보신당에서는 종로구에 성소수자가 총선후보로 출마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조금이라도 해소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그녀가 성소수자라고 해서 특별히 이야기의 주제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현재 이 사회에서 성소수자로서 살아가는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되는 계기가 되긴 합니다.
주변의 지인이 저에게 커밍아웃을 한다면 일단 참 감사한 일입니다. 밝히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저에게 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저를 믿는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계속 겪어야 하는 차별과 그로인한 아픔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힘들때 함께 하겠다는 약속과 또한 진보신당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최소한 법/제도로 인해 받고 있는 차별과 설움을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2. 최근 몇 년 동안 <왕의 남자>나 <후회하지 않아>, 또 올해 개봉 예정인 <쌍화점> 등 동성애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하리수 씨나 홍석천 씨 등 성소수자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성소수자와 관련하여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문화적 변화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으십니까?
국정원도 아닌데 성소수자들이 음지에서 양지를 바라보며 살아왔던 현실에 비하면 지금은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고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는 사회로 변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성소수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사회에서, 소수에 대해서 상업적 이익을 위해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이는 여성의 인권을 신장한다는 명목하에 여성을 상품화시키거나 소비를 부추기는 것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일상적으로 성소수자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지난 11월 정부가 차별금지법안을 마련하며 원안에 있던 차별금지대상 중 성적지향(동성, 양성, 이성 등에 대한 정서적이며 낭만적이고 성적인 끌림) 항목을 삭제하여 여러 인권 단체, 여성 단체, 사회 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이 법안은 이번 국회 회기에 처리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약 후보님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시고 오는 18대 국회에서 성적지향이 차별금지대상 항목으로 명시된 차별금지법안이 상정된다면 이에 찬성할 의사가 있으십니까? 또는 적극적으로 발의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그리고 그러한 차별금지법안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시겠습니까?
지난 11월에 정부가 발표한 차별금지법안에는 차별금지대상 중에서 특히 차별의 정도가 심한 “성적지향, 학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병력, 출신국가, 언어, 범죄 및 보호처분의 전력” 등이 배제됨으로 인해 무엇을 차별금지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차별적인 법이 반차별법이라는 이름으로 제정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제외된 항목을 포함하여 사회의 차별을 없앨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4. 지난 16대 국회에 이어 17대 국회에서도 성전환자 성별변경에 관한 특례법이 국회에 상정되었음에도 회기 만료로 인해 이 법안 통과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재판을 통해서만 법원의 재량으로 성전환자의 공부(公簿)상 성별 정정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성별과 주민등록상의 성별이 달라 취업 등 사회 생활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후보님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시고 오는 18대 국회에서 성전환자 성별변경 특례법안이 상정된다면 이에 찬성할 의사가 있으십니까? 또는 적극적으로 발의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그리고 그러한 법안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시겠습니까?
성전환자 성별변경 특례법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뿐만 아니라 노회찬의원이 발의했듯이, 성별변경 수술에 대해 의료보험도 적용해야합니다. 신분증 상에 나타나는 성별과 외모가 달라 취업이나 제반 사회활동에서 불이익을 당할 뿐 아니라, 취업상의 불이익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신분증에 성별이 표시되는 것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현재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일부 주, 네덜란드, 벨기에 등의 국가들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많은 나라들은 성소수자 커플에 대한 일정한 제도적 지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만약 후보님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시고 오는 18대 국회에서 다른 국가와 같이 성소수자들의 가족구성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상정된다면 이에 찬성할 의사가 있으십니까? 또는 적극적으로 발의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그리고 그러한 법안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시겠습니까?
성소수자들의 가족구성권에 찬성하고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지난 여름 독일에 여성정치연수를 갔을 때가 마침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주간이어서 독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독일의 경우는 동성 간의 커플은 인정하면서도 입양 등에서의 차별이 있다고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족은 단지 혈연으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보장해야 할뿐더러,
성소수자들의 동성혼이 합법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발생하는 각종 피해사례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들의 가족구성권이 허용되어 있지 않다보니, 국민건강보험제도, 상속제도 등 가족제도에 기반한 제반 권리를 누릴 수 없다고 알고 있으며 이는 차별에 반대하는 진보신당의 후보로서 당연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가족제도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가족구성권 요구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선택권의 문제라고 생각되며, 사회일반의 제도 속에서 누리는 권리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인 사회적 장치여야 합니다.
6.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도 10대 청소년의 10%가 성소수자이거나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다고 할 정도로 성소수자가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후보자님의 지역구에도 상당한 성소수자가 존재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때문에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많은 성소수자들이 심리적인 어려움에서부터 가족관계로부터의 단절, 고용상의 어려움, 성폭력과 협방 등 다양한 범죄에의 노출 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견과 차별 때문에 고통 받는 성소수자에 대한 지원 체계는 전무합니다. 만약 후보님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셨을 때 성소수자 관련 지원 센터나 상담 센터, 쉼터 등에 대한 설립 계획이 나온다면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하시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지역구에 이러한 기관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자 후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제가 출마하는 서대문에 청소년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 복지, 지역네트워크 구성, 연구 등을 내용으로 하며, 후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청소년성소수자를 위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청소년성소수자의 경우는 지원센터라 하더라도 아웃팅의 위험이 있는 만큼 인권보호를 위해 더욱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서대문에 지원센터를 설립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할 생각입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경우에 부딪히게 될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설득하고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